가을이 되면 노랗게 떨어지는 은행열매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골칫거리로 불리기도 하지만, ‘가을 보약’으로도 불려 왔습니다.
그런데 이 작고 노란 열매가 정말로 건강에 유익할까요? 그리고 혹시 먹으면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은행열매의 효능
먼저 효능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은행열매에는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호흡기 기능을 도울 수 있다는 내용이 많이 언급됩니다.
실제로 은행에는 플라보노이드류와 레시틴 같은 성분이 들어 있어, 혈관 내 모세혈관벽의 강도를 높이고 혈류를 원활하게 돕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만성 기침이나 가래가 계속되는 사람에게 은행씨를 볶아 먹으면 호흡이 한결 편해졌다는 민간 경험이 전해지며, 한방에서도 기관지·폐 기능 개선 목적으로 활용돼 왔습니다.
또한 항산화 작용이 있는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 C 등이 함유돼 있어 면역력 향상이나 노화 방지와 같이 넓게 알려진 효능과도 연결되곤 합니다.
이러한 효능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과학적으로 보면, 일부 말초동맥 질환이 있는 사례에서 혈류 개선 효과가 보고되긴 했지만, 이를 치매나 알츠하이머병처럼 복잡하고 진행성인 질환에 적용해 ‘확실히 예방이나 치료가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은행열매는 ‘가능성이 있는 보조적 건강식품’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부작용과 섭취 주의사항
효능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부작용과 섭취 시 주의사항입니다. 실제로 은행열매에는 메칠피리독신 이나 시안배당체 같은 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 익히지 않고 먹거나 과하게 섭취하면 구토·설사·경련 등의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의 경우 2~3알만 먹어도 중독 증세가 보고된 사례가 있으며, 성인이더라도 하루 10알 이상을 넘어가면 위험성이 커진다는 안내가 있습니다.
또한 임산부가 은행열매를 먹으면 조기 출산 혹은 출산 중 과다 출혈 가능성이 있어 권장되지 않습니다.
안전하게 은행열매를 섭취하고자 한다면 몇 가지 팁이 있습니다. 먼저 살아있는 상태나 생껍질이 씌워진 상태에서 바로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열매를 반드시 충분히 익히거나 볶아서 섭취하고, 하루 섭취량은 성인 기준으로 약 8~10알 내외가 적당하다는 권고가 많습니다.
어린이는 그보다 훨씬 적게, 2~3알 내외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혈액 응고제(예: 아스피린, 와파린)를 복용 중이거나 출혈 위험이 있는 상태라면 은행열매 섭취 전에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보약’이라는 이미지에 휩쓸려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